칼럼(인사말)

숲을 보는 사람과 나무만 보는 사람

한지연 | 2017.08.28 16:06 | 조회 1205

올 여름, 가뭄이 극심한 시기에 강원도 등지에서 나는 산불에 산간지역에 사는 내노라는 터줏대감들도

이내 짐을 싸들고 피신해야만 했다. 불길이 덤벼들 때 살림살이 챙기려다는 목숨까지도 불타버린다.

집을 버리고 대피하는 사람들은 걸음아 날 살려라, 빠져나와 먼 발치에서 속만 태우며 불난 집을 구경해야한다. 

"설마, 우리 집에까지 불이 번지겠어?"  하지만 오랜동안 살아오던 터전을 화마에게 빼앗기고 망연자실하고

나서야 숲은 하나로 연결되었음을 알게 된다.  


숲은 이렇듯이 유기적이다.  숲 한 쪽이 건강을 잃으면 다른 한 쪽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한 쪽에서 시작한 산불은 바람을 타고 건넌 산에까지 번지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무 하나 하나의 성장과 건강도 중요하지만 숲 전체의 생태계는 더욱 중요하다. 

만일 작은 나무 하나하나도 숲이 건강을 잃으면 이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동복지시설인 지역아동센터 현장도 숲과 나무와 유사하다. 

나무 하나하나의 센터가 제 아무리 건강하고 오랫동안 운영된 베테랑 센터라 할지라도 숲이라는 큰 그림을

외면하고 독야청청할 수 없다.  중앙정부의 정책이 결정되는 순간 제 아무리 탁월한 운영을 하던 센터라도

그 체질을 바꿔야하고 또 운영에 지대한 영향이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나무 하나하나가 소중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나무들이 건강하게 모여야 또 건강한 숲을 이룰 수 있듯이 그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 나무들이 깃듯 '숲의 공동체'다.  

공동체는 유기적인 관계로 맺어져 있어서 한 두 센터의 건강하지 못한 결과는 전체 센터에 영향을 미친다. 

한 센터의 회계 비리는 공연히 죄없는 옆 센터와 옆 지역에 영향을 미쳐왔다. 정부가 현장 점검을 강화시키거나

지원에 대해 보수적인 정책을 쓰게된다. 그러면 그 비리센터로 인해 많은 센터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 

정작 이용자를 위해 써야 할 복지 에너지를 비효율적인 행정력으로 소비하게 된다. 

반면에 한 센터가 잘 하는 것에 대한 영향력은 비교적 크지 않다.  

소규모시설의 단점은 '경쟁'하려고 한다는 것인데 이는 생존과 직결되는 외부환경때문에 긍정적인 강화가

실현되는 것은 지방정부나 현장이 그리 호응하지 않기도 하는 것이 그 예다. 


그렇듯이, 현장은 전체의 숲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나무 하나만 바라보면 좋은 재질의 나무라 할지라도 주변의 나무들이 모두 죽어간다면 이는 사형선고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과 다름 없다. 그래서 지역아동센터는 '숲'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이며 처음 미션과 비전으로 삼았던 것과 동일한가? 또 정부정책이 아동을 중심으로

잡고 있는가? 지금 우리가 일어서야 할 때인지 아니면 현장에 집중해야 할 때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숲을 바라보는 눈이다. 


최근, 어떤 모임에 갔더니 대화중에 사회복지시설에 있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말하는데 남자는 대개 경쟁적이고 

목표지향적이라 남자들이 다수 모이는 그룹엔 다툼이 많고 고성이 오간다고 한다.  지역아동센터도 남자들이 

주도적으로 하는 곳은 주로 싸움이 많다. 고성이 오가고 정치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 가운데 정숙한 

여성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싸움으로 번지기보다 조금은 부드러워진다.  반면에, 여성들이 주도적인 기관에서는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오직 자기 시설 운영에만 신경써서 전체의 모임이나 정책적 바탕, 시간과 투자를 해야 

하는 곳에는 빠지기가 일쑤라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들이 많은 집단일수록 집단행동이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일반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리였기에 

배타적으로 볼 수 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즉, 큰 그림을 그리다가 관계적인 작은 그림들을 놓치기도 하지만 작은 

그림만 그리다가 전체를 볼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해 작품으로 볼 때에는 졸작이 되는 것이다. 


지역아동센터는 여성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주로 다투는 자리에 가 보면 남성들이 주로 고성을 지른다. 전체

모임에 여성들이 참여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다. 반면에 여성들은 자기 센터 엄무와 개인 사생활(가족 부양, 

집안일, 사생활)에 매여있다. 그럼으로 인해 너무 적극적이거나 너무 소극적인 형태, 그래서 하나되기 힘들고 

모여도 응집하기 어려운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일반적이기보다 대화속에서 나누었던 잡담이긴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아니라도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무튼, 지금의 지역아동센터는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을 넘나들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작은 센터들의 문제에도 민감해야겠지만 정책으로 담아낼 수 있는 안목과 배경지식, 그리고 포용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다른 이들과 포용 내지는 변화의 혁신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포용하겠다고 소리내는 것은 또 하나의 분열을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그것은 결코 쉽지 않다. 

숲을 보고 연대하고 나무를 보고 일일이 찾아갈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아쉽다. 


각 센터도 이제는 자기 센터만 바라보지말자. 그것은 결국 이기적인 것으로 공멸을 초래한다. 

그렇다고 큰 숲만 바라보다 현장을 배척해서는 안된다. 이 두 관점을 잘 어우를 수 있는 것이 앞으로는

진정한 리더십이 될 것이다. 

2017. 8. 28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 옥경원 대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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